컨설턴트 일상

#3. '또'레이닝과 동터오는 모험시대

꾸미끄미 2022. 4. 12. 21:54

* 본 글은 Answer First와 구조화가 잘 이루어진 글이 아니며, 앞으로도 본 블로그에 그런 글은 작성할 계획이 없습니다.

 

아무리 글을 안써도 2주 간격으로는 글을 써보기로 했는데, 역시 결심은 쉽고 실천은 어렵다.

 

지난 2월 이후, 두 번의 트레이닝이 있었고 벌써 회사에서의 두 번째 프로젝트가 끝나가고 있다.

우리 회사의 특징 중 하나는 mandatory로 참여해야 하는 트레이닝 세션이 정말 많다는 것인데, 이를 전혀 대충하지 않는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다.

그냥 쉬엄쉬엄해도 될 것을, '왜 실전도 아닌 트레이닝을 밤 10시까지 하고 있지?'라는 생각이 매번 들었지만, 입사 4개월차가 되어가는 지금에는 다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.

 

하루는 길고, 한달은 짧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.

이른 아침 눈을 떠 새벽에 돌아오는 일상을 반복하며 눈과 뇌의 시야를 모니터 앞으로만 좁혀두었는데, 휴가를 받고 고개를 들어보니 계절이 바뀌어있고, 어느덧 봄이다.

뇌가 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쉴 틈 없이 고민하는 나날의 연속이지만, 역설적으로 나 스스로의 미래와 감정에 대한 고민은 조금도 하지 못하는 두 달이었던 것 같다.

 

고등학교 입학을 했던 첫 해 이후로 오랜만에 식은땀이 흐르고 쪼이는 경험을 했다.

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라는 것을 너무 잘 알면서도, 캄캄한 터널을 걸어가는 과정은 언제나 그랬듯이 쉽지 않았다.

 

회사에서의 way of working과 주니어로서 챙겨야 하는 수많은 로지들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이 잡혀가는 것 같다.

여전히 배워나가야할 것, 잘 해나가야 할 것들 투성이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나은 것 같다.

확실히 매일매일 나아가고 있다는 감정을 그 인생의 어느 때보다 잘 느끼게 해주는 회사인 것 같다.

그렇기 때문에 이 회사에 성취에 중독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것일지도 모르겠다.

 

큰 틀에서 인생이 항상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.

일이 바쁜지 여부에 상관없이 주기적으로 무료함에 빠지곤 하는데, 분명 이는 무력감과는 다른 것 같다.

어린 시절 친구의 딱지를 따기 위해 몰입했던 날들, 중고등학교 시절 내신을 위해 몰입했던 날들, 대학 시절 창업을 위해 몰입했던 날들

Micro하게 들여다봤을 때, 어떤 걱정을 했는지는 분명 다르지만, 그 때 나름의 고민의 깊이와 받았던 스트레스는 비슷했던 것 같다.

그래서 어린 시절이 마냥 좋았다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.

그 때 그 시절 나름의 깊은 고민과 스트레스가 있었고,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나 귀엽지만, 서럽게 흐느끼는 나날들이 있었다.

그리고 과연 열 살의 나의 삶과 스물일곱의 나의 삶에 근본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느끼기 어렵고, 어느 순간 매번 쳇바퀴를 갈아타는 느낌이 든다.

그 쳇바퀴들은 각각 나름대로 재미를 주지만, 로버트 기요사키가 말했던 것처럼 어느 순간 꼼짝없이 '쥐경주' 위에 올라탄 것 같아 마음 한켠이 불편하고, 무엇보다 무료하다.

일에 빈틈없이 집중하는 몰입의 시간이 길어질수록,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조금의 우울이 섞인 무료함 역시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 같다.

 

그래서 더욱 치열하게 삶에 대해 고민 중이다.